
Esther
2023년 12월 5일
"What is it like to be you?"
Elizabeth Strout을 작품을 처음 만났던 건 퓰리처를 수상했던 <Olive Kitteridge>를 통해서입니다. Olive가 절대 좋아할만한 캐릭터가 아니면서도 특유의 고집과 성격, 여기저기 모가난 인간적인 면이 끌려, 같은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후속작 <Olive, Again> 역시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Strout의 가장 최근작 <Lucy by the Sea>는 <My Name is Lucy Barton>, <Oh William!>의 후속으로 Lucy와 그녀의 전남편, William이라는 캐릭터의 개인으로서의 진화와 그 둘 간, 그 너머 타인들과의 관계의 변화를 보여줍니다. 플롯보다도 캐릭터 중심의 작품들을 쓰는 작가이기에, 생생한 캐릭터들을 불러일으킨 이상 일회용으로 접어버릴 수는 없나 봅니다. 루시가 New York에서 초기 심각했던 팬데믹 상황을 피해 내려와 Maine에 머물러 있으며 이웃친구로 사귄 청소부가 전해주는 올리브의 얘기를 종종 들을 수 있으니 말이죠. 모두가 알고 보면 다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이라는, 인간끼리의 궁극적인 수평적인 관계를 말하는 걸까요-
여튼 팬데믹 관련 책은 서울에서 걱정과 불안으로 마스크를 열심히 쓰고 다닐 때 Camus의 <The Plauge>와 Defoe의 <A Journal of the Plague Year>를 본 이후로 이제 그만 보고 싶다 생각했더랬습니다. 하지만 이제 거의 마스크를 벗어버린 사람들의 얼굴을 볼 수 있게 된 일상에서, 지난 몇 년간을 돌아보니 그 느낌이 또 새롭습니다.
초기의 마스크 대란, 코로나를 예방한다는 이런 저런 엉터리정보, 지겹도록 온라인으로만 수업을 해야했던 기억, 배달된 택배 상자들을 깨끗이 소독하고 나서야 포장을 뜯을 수 있었던 때, 포화된 병원으로 더 이상 환자들을 받을 수 없어 결국 환자를 거부하거나 선택해야 했던 의사들, 가족과 마지막 인사도 나누지 못하고 급하게 화장치뤄진 이들… 첫번째 백신을 접종하기 위한 서류작성까지 얼마나 사람들이 끈질기게 견딜 수 있는지, 동시에 또 얼마나 사람들이 쉽게 죽을 수도 있는 것인지를 직접 보고 실제 모두가 같이 경험한 긴 터널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지구 한 편에서는 “숨을 못쉬겠다”며 처참히 죽어갔던 George Floyd가 있었고 그 불의에 전 세계 사람들이 저항하며 일어났었습니다. 우리 나라와는 사뭇 다르게 마스크를 쓰고 벗는 것, 백신을 접종하거나 하지 않는 것이 “의무/책임 vs 자유”의 커다란 쟁점이 되고 나아가 정치적 성향의 문제로 확장되어 시끌시끌 했더랬습니다. 급기야 1월 6일 특정 정치인 지지자들의 국회의사당 공격으로 미국의 헌법의 기반, 그 초기 이념을 뿌리채 흔들어 민주주의의 존속을 위태하게 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역사의 모양을 그리는 모든 혼란을 배경으로 Strout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격리”의 시간을 오로지 홀로 감내해야 했던 사람들을 생각해 보게합니다.
<Lucy by the Sea>는 그렇게 싫든 좋든, 삶의 반경이 극도로 줄어들었을 때, 비로소 그때서야 눈에 들어오던 것들을 넌지시 보여주며 공감하게 합니다. 또 타인을 정말로 이해한다는 것이 (설사 가족이라 하더라도) 얼마나 어렵고 불가능한 일인지, 그런 면에서 우리 모두가 그렇게 서로를 모르는 만큼 지금도 “격리”되어 있는 것이 아닌지를 묻게 합니다. 매일 비슷한 일상처럼 보이더라도 한치 앞을 예상하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는 우리들이니, 어떤 태도가 지혜롭겠는지를 잘 모르겠으면 적어도 어떤 삶의 태도는 좀 아니겠는지를 개인적으로 묻게됩니다.
지금도 마스크와 분리되는 것이 불안한 듯한 어린 학생들을 보며, 그 때가 먼 과거가 아니었음을 자주 상기하게 됩니다. 그런 기억을 공유한 세대들이 조금 더 시간이 지나고 나서는 어떤 이야기를 나누게 될지요.
“It is a gift in this life that we do not know what awaits us.”
“Who knows why people are different? We are born with a certain nature, I think. And then the world takes its swings at us.”
“We are all in lockdown, all the time. We just don’t know it, that’s all. But we do the best we can. Most of us are just trying to get through.”
“What is it like to be you? I need to say: This is the question that has made me a writer; always that deep desire to know what it feels like to be a different person.”
“It’s our duty to bear the burden of the mystery with as much grace as we can.”
“We all live with people - and places - and things - that we have given great weight to. But we are weightless, in the end.”
“Everyone needs to feel important.”
“You can become bigger or bitter, that is what I think. And as a result of that pain, I became big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