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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romise> by Damon Galgut

Esther

2024년 1월 14일

"a family in crisis, a promise unfulfilled"

2021년 부커상 수상작입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apartheid를 거치며 겪은 인종과 사회 계급에 대한 개인들의 갈등. 한 가족이 이행할 수 없었던, 또 이행할 의지도 없었던 유언에 대한 약속을 지키거나 지키지 않는 과정 중에 생기는 생과 사의 갈림… 이런 가볍지 않은 주제임에도 마지막 장까지 ‘재밌게’ 볼 수 있었던 것은 영화를 보여주는 카메라같기도 하고, 또 일종의 캐릭터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듯한 나레이터 때문입니다.

일부러 말을 흘리고 반복적으로 미안하다고 하는가 하면 모르는 건 모르겠다고 합니다. 전지적 나레이터 답지 않게 음..흠... 소리를 내는가 하면 방금 했던 말을 밥먹듯 번복하고 무엇을 어떻게 서술할까를 저울질하고 결심하는 것을 모두 보여주는 일종의 ‘정직함’이, 간간히 보이는 독특한 유머감각과 더불어 책에 빠져들게 하는 주 요인이었습니다. 딸꾹질을 하듯이, 어딘가 완벽하지 않으면서도, 카메라 줌의 인/아웃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며 모든 등장인물 & 동물의 인식 세계를 거실처럼 들락날락하는 데서, 나레이터인데 캐릭터같고, 하나의 목소리이면서도 여러 목소리를 가진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마치 액션을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서술하는 와중에 액션이 일어나는 기묘한 느낌을 주는 이런 서사 기법을 모더니즘의 큰 언니, Virginia Woolf가 보면 뭐라고 할지 궁금해집니다.

여튼 약속은 약속인데 말이지요. 지키지 않은 약속을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곧 잊어버리거나, 약속을 기억하더라도 저마다 제 변명을 찾고 살 길을 찾는 인물들이 있는 가 하면, 그것이 지켜질때까지 증인으로 남아 그 약속의 존재를 상기시키는 양심이 있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물려받은 것들을 전혀 의심치 않고 당연하게 누릴 권리로 여기는, 가진 자의 특권 의식에서 대부분의 캐릭터가 벗어나지 못한다면, 그것을 모두 내려놓으며 적절치 않다고 생각하는 것에 참여하지 않는 조용한 Amor가 있습니다. 결국 30년이 됐든, 40년이 됐든, 약속을 이행할 수 있는 때가 되어서야 조용히 돌아와, 늦었지만 ‘아무것도 아닌 것은 아닌’ 약속을 이행하고 다시 유유히 사라지는 그녀는, 또 다른 남아프리카 공화국 작가 J. M. Coetzee <Disgrace>의 Lucy와 어딘가 많이 닮은 느낌입니다. 역사 속의 부당함이 지속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개인적으로 어떤 형태의 댓가라도 치루겠다는, 강한 인물입니다.

“The problem, she thinks, the problem is that I have never learned to live properly. Things have always been too little or too much, the world sits heavily on me. But, she reminds herself, I am getting better at it! She’s found it in herself lately, more and more often, to do what she feels she has to, but to do it lightly.”

그 외에 모두 흠이 좀 많고, 여기저기 나사가 빠져 삐걱거리는 듯한 모든 캐릭터들은 독자가 ‘좋아하기’에는 무리이지만, 간혹 원하는 것을 행하지 않고, 되려 원하지 않는 것을 하고 있는 자신을 마주하는 데에서 근본적인 혼란과 이해불가함을 느끼는 (à la Paul) 저 같은 이들이 충분히 공감할 만한 캐릭터들인 듯 합니다.

  • How does the non-linear storytelling contribute to the overall impact of the story?

  • Where do the characters confront ethical challenges, and how do their choices impact the course of the story?

  • How do characters navigate the intersection of personal identity and cultural expectations?

  • How does the novel address issues such as race, class, and politics in South Africa, and what insights does it offer into the country's history and present?

© 2023 by Esther 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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