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sther
2025년 4월 30일
an ambitious but muddled blend of faith, psychology and cultural critique
마음이 가볍다. 틈이 나는대로 불러서 도와주던 학생들 중간고사가 끝나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밀린 숙제처럼 불편하게 미루다가 열흘 전 쯤부터 씨름하던 벽돌같은 조던 피터슨의 <We Who Wrestle With God>의 마지막 페이지를 드디어 오늘 넘겼기 때문이다.
Jordan Peterson을 처음 접했던 것은 7년 전 쯤, Cathy Newman이라는 BBC 여기자와의 그 유명한 인터뷰를 통해서이다. 당시 꽤 가깝게 지내던 베트남계 호주인 친구가 링크를 줬던 것으로 기억한다. 신선한 인물이라 생각했지만 그렇게 빠르고 넓게, 일종의 global phenomenon으로 번져질 줄은 몰랐다. 그 후 흥미롭게도 성경의 창세기를 소재로 해 심리학적인 해석을 하는 그의 강연이 영미권에서 연속적인 매진을 기록하며 피터슨은 세계적으로 - 특히 젊은 남성들에게 - 가이드 역할을 하는 일종의 정신적 지주가 되었다고 할까. 곧 그의 <12 Rules for Life>라는 책이 출판되었고 나는 그것을 누가, 어느 출판사에서 번역을 할 것인지를 조금 기웃거리기까지 했다.
그 후 그의 아내와 같이 말그대로 죽을 뻔 한 경험을 여러 급진적 방법(?)으로 극복하고 살아 돌아온 것. 캐나다 정부와의 싸움, 라이센스 박탈 등 굵직한 소식은 접해왔지만 그의 podcast는 구독과 구독해지를 번복해왔다. 당시 친구들과도 자주 얘기했던 것이지만, 그를 계속 듣다보면 뭔가 불균형적인 것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특히 누구와의 대화에라도 일관성있게 드러나는, 그만의 생각을 뻗어나가는 방식에 too muchness가 있다. 모든 것에서는 해석에 따라 여러 겹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지만 (a la Freud), 그가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에는 쟁탈하고 정복하고 자격이 있고 없는 도덕적 개념 외, 흔히 “은혜”라고 하는 “grace”라는 개념이 결핍되어 있고, 모든 해석이 지나치게 상징적이라고 느껴지는 면이 있다. 그리고 최근 정치적이지 않다고 해석할 수 없는 그의 여러 행로와 말들이, 개인적으로 여러 물음표를 그리게 했기에 좀 더 거리를 두게 되었다고 할까.
그렇다 하더라도 이번 책은 정말 고역이었다. 에디터는 도대체 뭘했는가 할 정도로. 505쪽의 3분의 1로 줄여도 충분했을 만큼 반복적이고 불필요하고 주제에 어긋난 부분들이 많다. 창세기와 출애굽기, 왠진 모르지만 불현듯 요나서를 안내하면서 오늘날 인간이 당면한 도덕적 과제(쾌락주의, 상대주의, 유아주의 등)를 해결할 지혜를 보여주려는 듯 했지만.
그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인 듯 한 adventure. 그것을 수긍하고 “믿음”으로 받아들여 영웅적으로 반응하는 개인들의 ‘모험’을 가능하게 하는 God. 하지만 결정적으로 그가 말하는 ‘God’이나 Jesus는 그저 개념이나 상징으로서의 전형적인 인물인 것으로 보여 ‘god’으로 바꿔쓰어도 무방한 것으로 보인다. 그가 고집하는 것처럼 보이는 특정한 도덕적인 교훈들에 모든 성경의 서사 요소들이 희생되어 평면화되고 단조로워지는 것도 있다. 또 이런 해석이 반복적으로 적용되어 돌아오는 현대의 이슈 – 특히 gender와 identity 이슈 – 에 있어서는 조금 더 뉘앙스 있거나 덜 경멸적인 언어로 논의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했다.
종교에 무관심한 많은 젊은이들에게까지도 그 오래된 텍스트, 성경을 다시 보게 하는 새로운 시각과 동기를 부여한 면에서, 피터슨이 지금 이 시대에 그 누구보다도 가장 큰 공을 세운 인물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그가 writer라기 보다는 speaker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게 하는 책이다. 니체의 “신은 죽었다”를 향해 “아니, 신은 다시 태어났다”라고 대꾸하는 피터슨은 아주 중요한 말을 하는 듯 하지만, 결국 하지 않아도 될 말들과 우아하다고 할 수 없는 run-on 문장들, 자꾸 너무 추상적으로 되어버리는 말들이 뒤범벅되어 좀 이상하고 두꺼운 책을 태어나게 했다.
Questions to consider:
How do biblical narrative model the hero’s journey toward personal responsibility?
What are the dangers of sentimentalism, false compassion, and victimhood culture?
What moral lessons can be drawn from the biblical stories of Genesis, Exodus, and Jonah?
What does it mean to live with “integrity” and “adventure” in a morally confused modern world?
Does Petersons’ interpretation of biblical texts allow room for complexity, ambiguity, or multiple layers of meaning?
What are the risks and benefits of interpreting ancient religious texts primarily through a lens of individual moral psycholog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