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sther
2026년 4월 28일
2026년 1학기 중간고사 결과입니다.
이번 중간고사 준비는 유난히 힘이 많이 들어갔다.
영어를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다고 할 수 있는 학생 몇 명이 같이 있었기에,
기초 개념을 분별할 수 있기까지 몇번이고 반복한 문제들과 설명-
똑같은 실수들에, 마음도 답답하고 입도, 머리도 많이 아팠다.
가채점이긴 하지만, 놀랍게도 -
그런 아이들의 100점이 더 많다.
누구보다 더 많냐면,
“학교 시험 정도야- 그냥 평소 실력으로 하고 문제집 문제 좀 풀어보면 되지 않겠어”
라는 기본적인 태도를 가진, 평소에 편하게 영어로 의사소통 하는 아이들.
이런 기이한 현상은 다른 학교들에 비해 시험 문제 어렵게 내기로 소문났다는
모 학교의 선생님들이, 이번엔 작심하시고 문제를 쉽게 내주신 것 같은 것도
부분적으로 원인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
무엇보다 학교 영어 학습에 대한 “태도”의 차이도 한 몫하지 않을까 한다.
단순 암기와 이해 중심의 학습은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 없는 문제다.
공식을 외워서 그 원리를 여러 문제들에 - 삶에, 적용하는 학문은
수학만이 아니라 어쩌면 모든 학문에 해당한다.
믿으면 보이는 것이 달라지는 것처럼,
외우고 있으면, 기억하고 있으면, 써먹을 수 있게되고, 그 때 이해되는 것은 또 다르다.
시시한 것이라고, 굳이 뭐 그렇게까지 해야겠냐고 하는 태도는
언제나, 어느 상황에서나 재고해 볼 만 하다.
학교 영어 성적이 좋다고 영어를 잘 한다고 할 수 있느냐-
는 반문은 또 다른 문제긴 한데, 그것 역시 이분법적으로 생각할 일이 아니다.
긴 얘기를 짧게 하자면 ‘언어’와 ‘태도’를 모두 갖추는 문제이다.
그렇기에, 가끔 학교 시험지를 볼 때, 정말 학생들을
틀리게 하고 싶어 죽겠다고 외치는 듯한 문제들을 발견하면 한숨이 절로 나오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본인은 한국의 교육 시스템에 대해 - 특히 다른 외국의 교육 시스템에 대해서 몇 가지를 알고 난 후에는 - 큰 불만이 없는 편이다.
본인 역시 어찌보면 지극히 한국적인 그 시스템의 산물이기도 하고.
외국어를 잘하는 아이,
좋은 생각과 질문을 할 줄 아는 아이,
그리고 태도와 사람됨이 좋은 아이 -
이것들이 별개가 아니라 모두 합쳐진 인간상을 - 혹은 그 가능성을 -
더 많은 아이들에게서 보고싶다.
머지않아 그 아이들이 일어나 일하고 생각하고 구현하는 세상이
내가 매일 바라보게 되는 세상이 될테니까.
어떤 시각에서 보면 또 시시한 것일 수 도 있지만 -
서로 얼굴을 코앞에 대고 힘들게 준비한 과정이기에,
얼떨결에 100점 받은 듯한 아름중 학생들,
맨날 궁시렁 대면서도 전원 100점 맞은 고운중 학생들,
언제나 한결같이 묵묵히 해왔던 종촌중 학생의 100점 소식은
두말할 나위 없이 기쁘고 축하할 일이다.
하지만
똑같이 성실한 노력에도 희비가 교차했던 두루중 학생들,
쓰라리지만 부디 좋은 교훈을 얻었을 해밀중 학생,
노력한 것에 비해 조금은 아쉬웠을 도담중 학생이
아픈 손가락 처럼 마음이 쓰인다.
그래서 전체 재원생의 영어 평균은 95점.
수고 많았어 얘들아,
다음이라는 기회가 또 있으니 얼마나 다행이고 도전이 되니.
학교 시험이라는게, 전 우주적인 차원에서는 별게 아닐 수도 있지만
별 거라고 할 수 있는게 생길 때 까지, 지금, 여기서 할 수 있는 것을 해보자.
하다보면 또 그게 별 거가 될 수도 있더라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