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sther
2025년 7월 4일
앞으로 영어 글쓰기를 더욱 강조하는 이유와 계획을 공유합니다.
학부모님의 자녀를 맡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반신반의로 맡겨주신 분도 계시겠지만 어쨌든 주신만큼의 믿음에 빚진 자되어, 학생들이 어떻게 하면 더 학습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하며 지도하고 있습니다.
최근 영어에 꽤 능통한 초/중/고 학생들의 글쓰기를 온라인으로 지도하며 개인적으로 좋은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영어 수준을 막론하고 모든 학생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배움의 과정이기에 가능한 적극적으로 반영하려 합니다.
1. 글을 직접 써봐야 글이 보입니다.
문단이나 에세이의 구조를 아무리 설명해 보아도, 직접 써보지 않으면 글의 유기적인 흐름과 문장간의 연계성이 피부에 와닿지 않습니다. 반면 짧은 글이라도 직접 써보면 본인의 생각이 얼마나 짧게 끝나는지;, 앞뒤가 이어지는지, 논리력과 설득력이 있는지를 지적받게 됩니다. 이런 지적들과 건강한 비판을 겪으며 직접 글쓰기의 과정을 겪어봐야 남이 쓴 글도 잘 보입니다.
2. 직접 써봐야 단어의 필요성을 경험하고, 단어가 궁금해집니다.
쓰고 싶은 단어가 있는데 그것이 영어로 뭔지 모를 때, 바로 그 때가 그 단어를 익힐 수 있는 최적의 순간입니다. 이런 순간들이 단 몇 번만 반복되어도, 맥락없이 줄지어 외우는 단어들을 수차례 접하는 것보다 (이것이 아예 쓸데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 단어와 쓰임을 기억하는 데 있어 훨씬 효과적입니다. 알고 싶어야 배우고, 그것이 본인의 재산으로 남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이겠지요.
3. 글쓰기의 성장은 곧 문해력, 논리력과 디베이트 능력과 직결됩니다.
국내 고등학생들을 지도하며 느끼는 것은 모의고사와 수능의 지문들이 모두 글의 구조가 일관된 형식이라는 것입니다. 논리적인 글에서만이 추론의 문제가 가능하고 출제자가 원하는 일정한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겠죠. 이런 지문들에서 쉽게 구조와 흐름,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는 훈련은 직접 그런 글을 써보는 것 보다 좋을 것이 없을 듯 합니다. 특히 주장하는 글에서 뒷받침하는 근거를 댈 수 있는 스킬은 고등학교, 대학교 과정에서도 중요할 뿐만 아니라, 독립적인 인간으로 성장하면서 타인을 효과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주요한 사회적 기술입니다.
4.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은 첫 글이 아니라, 그 글을 수정하고 또 수정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며, 이 글을 드리는 목적이기도 합니다. 그동안의 글쓰기 수업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첨삭을 이렇게 저렇게 해주어도 학생들이 다시 써야 하는 부분을 무시하고 문법만 조금씩 수정하는 경향이었습니다. 첫 글이 겨우 한 문단으로 시작했어도 수정에 수정을 거친 마지막 글은 처음에 비해 한참 뻗어나가면서도 비교적 명쾌한 글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보통 학생들이, 쓰기, 그 자체의 육체적 노동(?)을 귀찮아 하는 태도도 있기에 첫 글과 마지막 글이 별반 달라보이지 않곤 합니다.
이러한 태도를 다소 효과적으로 극복하게 하는 앞으로의 계획을 서신으로 전달드립니다.
글쓰기 자체는 대부분 과제로 이루어지며 저의 피드백 역시 수업 밖에서 이루어집니다. 학생의 수준에 따라 아주 짧은 글부터 에세이 형식까지 길이에 있어서는 다양하게 시작하겠습니다. 바쁘시겠지만 학부모님도 가끔씩 글쓰기 과정들을 확인하시며 격려해주세요.
그럼, 저도 계속 진화해가며 우리 학생들의 더욱 발전된 글을 기다리겠습니다.
2025년 7월 무더위에도,
학부모님의 가정에 늘 건강과 행복을 기원드리며,
에스더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