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sther
2026년 7월 3일
6개 학교 만점 (광고에 대한 단상)
보통 모든 광고, 마케팅의 속성이야 어쩔 수 없겠지만, 뭇 학원들의 몇 광고들은 정말이지 오그라들게 하거나 비슷한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어딘가 숨어버리고 싶게 한다. 규모가 있을 수록 운영자나 가르치는 사람이 직접 광고하는 경우는 드물고, 결국 홍보를 담당하는 직원이 만드는 그럴싸한 아이디어와 문구라는 것을 전제하더라도.
생존을 위해서라지만
어쩐지 빼고 싶은 건 마음대로 빼고 드러내고 싶은 것만 과장해서 부풀리는 것 같은 제스처가 나는 썩 맘에 들지 않는다.
빌딩 안을 답답하게 할만큼 주욱 늘어선 배너들처럼, 안 그래도 홍수같은 정보에 잠식되어 있는 그들인데,
언젠가는 버려질 종이, 천조각들로 더 많이 어지럽히고 싶지 않다.
꼭 그런식으로 경쟁을 해야 생존할 수 있는 것인지의 문제는 아직까지도 몸소 체험하며 실험중이다.
“백점을 받았는데요. 이 학원을 다녀요”의 의미를 해석하는 데에는 반드시 포함시켜야 하는 변수들이 있다. 알아서 성실한 학생이기에 큰 도움 없이 시험 준비를 했거나, 시험이 쉬었다거나, 학생이 원래 공부를 잘한다거나 등등. 그런 맥락없이, “이 학원에 다녀서 백점을 받았어요”같은 식의 인과 관계로 해석을 해서는 안될 일이다.
그런 맥락없이 학교별 최고 점수만을 추려,
고운중 100
양지중 100
두루중 100
종촌중 100
아름중 100
솔강중 100
도담중 97
해밀중 96
이렇게, 6개 학교 100점~
하고 보란듯 남기는 것은 왠지 - 누구보다 열심히 했음에도, 또 지난 시험보다 훨씬 발전했음에도 최고 점수는 아닌 학생들에 대한 일종의 배신 행위인것 같다. 그것이 어떤 의도이든 간에.
뉴스 기사도 그렇고 학술 저널도 그렇다. 광고를 볼 때도 그렇고 심지어는 어떤 사람인지, 사람을 볼 때도 마찬가지다. 제대로 보려면, 뭐라고 말하고 있는지가 아니라, 오히려 무엇을 말하고 있지 않은지를 주목해 필요가 있다. 그 예를 숫자로 말한다면 87, 95, 93… 뭐 이렇게 보이겠지만 87이라고 전부 다 같은 87이 아니라는 얘기를 더욱 더 많이 할 필요가 있다.
다들 내세울게 아닌가 싶어 말하고 있지 않은 것, 그것이 더 흥미롭고 더 중요할 때가 많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